서명덕기자의 ‘人터넷세상' 운영자
지식검색이 새로운 인터넷 수익모델로 각광받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최근까지도 지식검색 또는 이와 유사한 지식 공유 커뮤니티가 인기를 끌면서 포털의 핵심 서비스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포털의 새로운 서비스인 위치검색-랭킹검색 등도 지식검색의 아류입니다.
블로거 여러분들은 어느 곳에서 지식검색을 하시나요? 저는 블로그에서 ‘삶의 지식’을 검색합니다. 다른 사람들의 생각과 경험, 그리고 삶의 지혜가 고스란히 녹아 있는 ‘인생의 화수분’이기 때문입니다.
민주노총 정보통신부장 최세진씨는 최근 ‘인터넷은 광장이라는 편견을 버려!’라는 글에서 “인터넷 광장의 주인은 네티즌이 아니라 자본이다”고 말했습니다. 소설가 이문열씨는 한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인터넷은 타락한 광장이다. 질 낮은 포퓰리스트가 장악했다”고 개탄하기도 했습니다. 이미 초심을 잃은 정보의 바다가 자본과 외력(外力)에 맞서 흔들리고 있습니다.
블로그는 ‘정보 공유’라는 인터넷의 뿌리가 흔들리지 않도록 막는 최후의 보루입니다. 블로거들의 포스팅(블로그에 글을 올리는 행위)이 모여 거대한 인터넷 바다를 지식과 경험으로 가득 채워 나갑니다. 블로거들은 ‘삶의 지식’을 함께 나누면서 자본에 물든 ‘뒤틀린 인터넷’에 맞섭니다.
왜 블로그가 인터넷에서 ‘삶의 지식’을 얻는데 도움이 되는 것일까요.
첫째, 21세기는 지식에 대한 생각이 지극히 주관적으로 바뀌는 ‘지식이동의 시대’이기 때문입니다. 오늘날의 지식은 과거처럼 절대적-보편적인 가치를 제시해주는 ‘정보’라기보다, 상대화된 문화적 상황과 조건에 대한 하나의 ‘해석’을 제시해주는 것을 뜻합니다. 블로거들의 지식은 편집되지 않은 ‘그들만의 주관’이 직접적으로 인터넷에 공유된다는 점에서 ‘21세기형 지식’으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둘째, 블로거들은 트랙백을 통해 지식과 지식을 손쉽게 엮는 등 지식 확장에 유연하고 자발적이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관심이 있는 글을 발견하면 어떤 형식이나 내용에 구애받지 않고 자신의 생각을 블로그에 쓴 뒤, 자신이 쓴 ‘지식의 파편’들을 트랙백으로 연결하게 됩니다. ‘트랙백을 쏜다’는 것은 곧 ‘지식 네트워크에 엮이겠다’는 블로거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의미합니다.
셋째, ‘블로깅’을 하는 행위 속에는 자신의 공간이라는 책임, 그리고 웹의 정화를 묵시적으로 약속하고 있습니다. 웹 브라우저 앞에서 ‘지킬박사와 하이드’가 되 버린 네티즌들은 공격적이고 말초적인 것에 열광합니다. 이미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두 가지 얼굴을 지닌 일부 네티즌들이 인터넷을 점령해 버렸습니다. 흙탕물로 뒤범벅된 인터넷 세상에 블로거들의 ‘포스팅’은 스스로의 지식과 생각을 네티즌들에게 털어놓는 순수한 행위입니다. 낱알들이 모여 쌀가마니를 이루듯 인터넷도 블로거들의 자존심이 모여 ‘지식의 무한 공유’라는 인터넷 초기 취지를 부활시키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스팸 댓글-스팸 트랙백까지 등장해 블로거들이 그 동안 쌓아온 ‘청정 인터넷’ 공간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꾸준한 정화 활동을 통해 이 같은 문제점은 해결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러시아의 대문호이자 교육자이며 사상가인 톨스토이는 “기독교, 도교(노자사상), 불교 등 세상의 모든 사상의 근본은 ‘사랑’이다”고 말했습니다. 저는 블로거들의 사상적 뿌리도 인터넷에 대한 21세기식 ‘사랑’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랑’은 아무런 대가 없이 지식을 공유하는 ‘블로거들의 믿음’이라고 믿습니다.
‘사랑’은 인터넷이 순수했던 시절로 돌아가길 바라는 ‘블로거들의 간절함’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랑’이 바로 ‘블로거들의 저력’이라고 믿습니다.
굳이 ‘블로그는 1인 미디어’라는 거창한 말을 꺼낼 필요가 있을까요? 블로그가 ‘삶에 대한 사랑’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거대한 ‘지식 창고’가 되길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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