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트워크 유목민 이장님
‘아몬트 후레이크 2,900원, 후르츠 칵테일 4700원, 밀가루 800원, 생선가스 3300원, 김치만두 2800원 국수 1900원, 콩나물 1500원, 3분짜장 1920원, 우유 2700원, 햄 2500원, 맛살 1100원, 치자 1900원, 우엉 2200원, 참치 2400원, 리챔 7800원, 합계 : 39670원’
‘4월 4일의 장바구니’라는 제목으로 1년여 쯤 전에 제가 블로그에 올린 내용입니다. 제가 보기에도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보는 곳에 소개할만한 그럴듯한 내용은 아닌 것 같습니다. 여기서 새로운 정보를 얻었다거나 독특한 의견을 읽어 낼 수 있는 독자가 있다면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많은 사람에게 좋은 정보가 되지 못하는 내용을 가장 먼저 소개 하는 데는 제가 블로그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싶은 중요한 한가지를 설명하기 위해서 입니다. 아마도 그것을 설명하기 위한 적절한 예가 될 것 같아 옮겨 보았습니다.
만약 제가 제 블로그에 오는 사람들을 의식하는 불편함이 있었다면, 아마도 저런 내용의 글을 을 쉽게 블로그에 올릴 수 없었으리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다른 사람에게 제 블로그가 좋은 블로그로 보여 지는 것도 한 켠으로 바라는 마음은 분명하지만 그 보다 더 중요한 것은 블로그에서 누릴 수 있는 편안함입니다. 편안함이 없다면 정작 말하고 싶은 기회가 생겼을 때 스스로 편집을 하고 뱉어 놓은 글이라고 하더라도 이미 편집된 목소리가 되어버린 후가 아닐까요?
무슨 이야기든지 담아낼 수 있는 그릇, 그 그릇 존재 자체의 편안함에 대해서는 특별한 날 외출을 위해서 준비한 멋있는 옷이 아니라, 조금 오래된 옷이기는 하지만 언제 입어도 편한 그런 옷 같은 느낌으로 설명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블로그에 대해서 물어 오는 분들에게 제가 가진 느낌을 나눌 수 있다면 가장 먼저 나누고 싶은 느낌이 바로 이 편안함을 누리는 것입니다. 이런 편안함을 처음부터 느끼지 못한 상태에서 블로그를 시작 한다고 한다면 아마도 블로그를 통해서 느낄 수 있는 즐거움의 크기를 미리부터 많이 손해보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목적을 미리 설정해 두고 시작하는 블로그가 그 목적을 달성하기 어려운 이유가 아닌가 싶습니다.
블로그가 주는 편안함에 더해서 또 하나 나누고 싶은 한가지에 대해서 더 이야기 한다면, 그것은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는 즐거움입니다. 블로그를 통해서 직접적으로 우리가 보는 것은 네모난 모니터 화면 안에 담겨 있는 모습 뿐이지만, 더 깊게는 그 속에 다양한 사람들이 살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사람들 가운데에는 다양한 사람들의 다양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같은 이야기라고 하더라도 누가 이야기 하느냐에 따라서 또 다릅니다. 이를 저는 이야기의 목소리가 다르다는 표현으로 하고자 합니다. 마치 우리가 가진 목소리가 사람마다 다르듯이 말입니다. 그 목소리에서 묻어나는 개성 때문에도 더욱 그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 즐겁게 느껴집니다. 그렇게나 다양한 사람들이 이제까지 어디서 어떻게 숨어 있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자의든 타의든 블로그를 통해서 밖으로 뛰쳐 나온 분들이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렇게나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목소리만 높여서 자신들만의 이야기를 한다고 한다면 앞에서 이야기 편안함과 즐거움의 크기는 상당히 줄어들 것입니다. 하지만 이야기는 보이지는 않지만 이쪽 에서 저쪽으로 저쪽에서 이쪽으로 옮겨 다니고 있습니다.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정보가 담긴 이야기도 있고, 자신의 의견을 확실하게 담은 이야기도 있습니다. 하루 동안에 지나온 이야기를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들어주는 사람 없이 혼자 중얼 거리는 이야기라면 아마 오래지 못해서 그 이야기를 금방 끝맺음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야기들이 오고 가는 동안에도 서로가 서로의 이야기를 들어 주기 때문에 그런 걱정은 잠시 놓아 두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거기에는 또 다른 즐거움이 하나 있는데 그것은 바로 메아리입니다. 아마도 저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이 메아리를 듣는 즐거움을 블로그를 하는 큰 즐거움으로 꼽을 것 같습니다. 메아리를 통해서 만나는 새로운 사람도 있고, 새로운 이야기도 있습니다. 이것이 더욱 블로그에 빠져들게 하는 매력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제까지 머리로 이해해야만 하는 블로그에 대한 이야기를 한 경험으로 비추어 보아 이번에는 가슴으로 이해했으면 하는 마음으로 제가 가진 블로그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았습니다 그만큼 어느 공간 보다 편하게 이야기 내려 놓은듯합니다. 제가 내려 놓은 이야기에 저만의 목소리가 실렸는지는 의문이기는 한데 이 의문은 여러분들이 주는 다양한 메아리로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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