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는 한의사 손영기
한의사가 된지 올해로 10년이다. 강산이 바뀐다는 10년 동안 나에게도 큰 변화가 있었다. 한의사가 되면서 가진 꿈을 이룬 것이다. 그런데 내가 품었던 꿈은 환자를 잘 고치는 명의가 아니었다. 나의 꿈은 사람들에게 아프지 않는 법을 알려 주는 것, 즉 질병 예방에 있었다. 임상에서의 10년은 짧은 시간이지만 질병 예방의 정보를 대중에게 전달하기에는 충분했다. 인터넷의 도움으로 말이다.
동료 한의사들은 내가 인터넷으로 출세했다고 한다. 사실 인터넷의 도움이 없었다면 지금처럼 건강 메신저로 인정 받기 힘들었을게다. 1999년부터 2년 동안 인터넷에 올린 건강 칼럼을 우연히 접한 기자가 모 일간지에 소개하면서 나의 꿈이 실현되기 시작했다. 그 기사를 통해 맺어진 북라인 출판사와의 인연으로 칼럼을 책에 담았으니 2001년 4월에 나온 <먹지마 건강법> 이 바로 그것이다. 그해 겨울에 <나는 풀 먹는 한의사다>라는 책도 출간했는데 2002년부터 몰아친 웰빙 열풍에 편승하면서 대중의 주목을 받게 되었다.
하루 아침에 모든 언론의 취재 대상이 되어버린 나는 방송과 신문 그리고 잡지를 통해 웰빙 메세지를 전했다. 그러나 언론을 접할수록 허탈감이 커졌다. 대중의 기호에 부합하는 정보를 강요 받아서다. 애당초 나의 메세지는 일반 언론 매체에 담기가 부적절했다. 몸에 좋은 것을 권하기보다 해로운 것부터 하지 말자는 나의 건강 정보를 소비가 미덕인 우리 사회가 용납할 수 없었던 것이다. 그래서 나는 다시 인터넷으로 돌아왔다. 인터넷에는 표현의 자유가 있기 때문이다. 마이너스 클럽(
www.minusclub.org)은 온라인에서 형성된 나의 정보 통로이지만 이것으로 부족했다. 좀 더 자유로운 이야기가 가능한 공간이 필요해진 것이다. 강의실 칠판과 같은 딱딱한 공간이 아닌 일기장처럼 소소한 경험을 풀어내는 따듯한 곳이 간절했다. 이에 나는 블로그를 선택하였다.
현재 나는 이글루스에서 태교와 육아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다. 태교와 육아가 건강 정보와 무슨 관련이 있느냐고 생각할지 모르겠으나 지난 10년 동안 예방 의학을 연구하고 1만명의 환자를 진료해 본 결과 엄마 뱃속에서 얻은 건강이 평생 이어짐을 깨달았으니 올바른 태교, 육아 정보는 가장 중요한 건강 메세지이다. 내가 식이요법을 다룬 <먹지마 건강법>과 새집증후군 문제를 담은 <희관씨의 병든 집>이라는 책을 출간하면서 느낀 점이 있다. 선천적으로 건강하면 음식과 주거 환경이 다소 오염되어도 스스로 해독시켜 괜찮음을 말이다. 일단 약하게 태어난 사람은 식이요법을 하고 새집을 피해도 질병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사실에서 나는 태교와 육아 정보의 전달을 내 꿈의 마지막 부분으로 삼는다. 이제 이글루스 블로그를 통해서 그 꿈을 펼쳐 보겠다. 이러한 기회를 내게 준 아내 애란씨와 딸 지양이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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