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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거, 꿈꾸며 세상을 번역하는 사람들  

어설픈 번역가 겸 왓북 편집장 airen

“대체 무슨 일하는 분이세요? 어쩌다 이 일을 하게 되었나요?”
제 이글루에 처음 놀러 온 사람들은 하나같이 제게 이렇게 묻습니다. 1년 전만 해도 ‘학생입니다.’하고 대답하면 그만이었는데, 여러 가지 일을 하고 있는 지금은 대답하기 참 난감하네요. 하나만 답할게요. 저는 블로그 덕분에 졸업하자마자 밥벌이를 하게 되었답니다.

2003년 11월 29일, 저는 얼음 벽돌 하나 덜렁 얹어놓고는 이글루에 짐을 풀었습니다. 여러 곳에 썼던 글을 모아두는 골방 정도로 쓰려고 만든 이글루였는데 2년 정도 되니 사람들이 머물다 가는 열린 공간이 되더군요. 벌써 일년 넘게 이 곳에 머무르는 손님이 있는가 하면, 단 한번 스치고 마는 손님도 있습니다. 계절 바뀌면 찾아오는 손님이 달라진다더니 요즘은 번역에 관심 많은 손님들이 부쩍 늘었네요. 제가 번역을 한다는 사실을 알아챈 사람이 늘었나 봅니다.

네, 저는 번역하는 사람입니다. 하지만 알고 계시나요? 블로거인 여러분은 모두 번역가라는 사실을. 세상이라는 낯선 텍스트를 독특한 감각과 생각으로 다시 읽어 글이나 사진, 그림이나 음악 등 표현하고 싶은 방법으로 옮기는 멋진 번역가들이시지요. 번역에 정답이 없듯이 블로그를 사용하는 방법도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꾸준히 오래 하려면 내가 좋아하는 것, 잘 할 수 있는 것을 찾아야지 남들이 하니까 나도 한 번 해 봐야겠다는 마음가짐만으로는 힘들다는 점도 번역과 비슷하지요. 이렇게 쓰고 보니 저는 쉬면서도 번역을 하는 셈이네요.

닮았다고는 해도 솔직히 번역보다 블로그 쓰는 일이 훨씬 쉽고 즐겁답니다. 쉽고 즐거운 일을 하면서 꿈까지 이룬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거짓말 같지만 블로그는 운명을 바꾸고 꿈을 이루어주기도 합니다. 좋은 생각과 말이 그렇듯이.

2004년 5월 18일, 저는 대학원에서 문학을 공부하여 책을 번역하고 다루는 일을 하고 싶다고 적었습니다. 그 때 그것은 ‘꿈’이었지요. 1년 6개월이 지난 지금 저는 그 꿈을 이루었습니다. 블로그에 차곡차곡 제 꿈을 쌓아올린 덕분이었지요. 지금도 저는 블로그를 통해 꿈을 꿉니다. 다만, 예전과는 달리 다른 사람에게도 도움이 되도록 더 차곡차곡 쌓아올리고 있는데, 도움이 되는지는 모르겠네요.

저는 블로그를 통해 행복해지고 싶습니다. 그런 제 마음 때문인지 제가 번역하는 세상이 지나치게 밝고 맑다며 충고하는 분도 계십니다. 네, 저는 궂은 일을 알고 있어도, 굳이 글로 드러내지 않습니다. 제가 겪지 않은 일이라면 더욱 그렇지요. 좋아하는 것만 보여드리고 들려드리기에도 모자라는 시간을 살아가고, 제 안의 열정이 이끄는 대로 걸어가기에도 벅찬 걸음을 걷는 사람이거든요. 궂은 일을 내뱉기보다는 '내가 지금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 내가 부족한 탓이 아닌지' 생각을 다듬으며 한 박자 쉽니다. 다시 걸어가다가 시간이 나면 여러분이 묵묵히 번역한 세상을 읽으러갑니다. 혼자 골방에 틀어박혀 번역하다가는 제 번역이 맞는지 틀린지 가늠하기 어려우니까요. 그러다 '아, 이렇게도 번역할 수 있구나.' 한 수 배우기도 합니다. 서로 알아주고 믿어줄 사람을 기다리며, 내 번역을 읽고 지적하는 사람들에게 감사하며 오늘도 열심히 세상을 읽어갑니다.

저는 여러분을 알지만, 여러분이 저를 모를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여러분은 저를 알아도, 제가 여러분을 모를 수도 있습니다. 어떻게 그런 일이 가능하냐고요? 번역가와 독자의 관계를 생각해보세요. 우리는 모두 세상을 번역하는 동시에 번역한 세상을 읽는 사람들입니다. 여러분과 제가 서로 알고 있는지 아닌지는 사실 중요하지 않습니다. 우리 언어와 눈으로 세상을 제대로 번역하는 일이 중요하지요. 세상을 제대로 읽고 번역하는 연습을 통해 여러분은 더 큰 것을 얻게 됩니다. 여러분이 얻은 것이 꿈을 이루고 운명을 바꾸는 일로 그칠지, 더 나아가 번역하기 전의 세상을 바꾸게 될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출판번역가는 번역할 책을 '사랑'하기에 기꺼이 한 권을 번역해냅니다. 우리 블로거가 번역할 텍스트인 세상, 그 세상을 사랑한다면 번역하는 일이 더 즐겁지 않겠습니까. 세상은 아주 이기적인 녀석이라 자기를 사랑하는 사람에게만 기쁨과 행운이라는 선물을 보냅니다. 여러분의 운명이 뜻대로 흘러가지 않아 화가 나고 슬플 때 여러분의 블로그를 한 번 보세요. 여러분이 번역한 세상이 보이나요? 그 곳을 진정 사랑하신다고요? 미리 축하드립니다, 여러분의 꿈이 머지않아 이루어질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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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블로그 | 2005/10/10 13:46 | 블로그 에세이 | 트랙백 | 덧글(11)
Commented by 블루 at 2005/10/10 14:36
와~~~ airen님이시다!
글 잘 읽었습니다. ^^
Commented by 이름쟁이™ at 2005/10/10 15:00
오호호~ 여기에 쓰시려고 사진 투표를 하신 것이군요...^^
이쁘게 잘 나오셨습니다...아참! 글도 잘읽었습니다...
Commented by 해맑은바보 at 2005/10/10 15:19
역시 3번이 탁월한 선택이셨습니다. ^^
Commented by 팟찌 at 2005/10/10 15:34
에세이 잘 읽었습니다. 항상 희망적이고 긍정적인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Commented by 랑이 at 2005/10/10 16:35
오오-
Commented by wannafly at 2005/10/10 19:11
와아~ 에세이 잘 읽었습니다. ^^
(3번, wonderful choice!)
Commented by 로느 at 2005/10/11 02:29
아! 여기 쓰시려고..투표를..^^ 에세이 잘 읽고 갑니다. 기분이 좋아집니다. ~_~!
Commented by 쿨짹 at 2005/10/12 17:01
airen님 에세이 잘 읽었어요. 사진도 너무 가을분위기 나네요. ^^ (벗꽃인 것 같기는 하지만.. )
Commented by airen at 2005/10/13 19:13
블루님, 팟찌님 감사합니다.

이름쟁이님, 해맑은바보님 그리 봐주신다니 감사드려요.^^

랑이님, 히~

wannafly님, 감사~

로느님, 모두 여기서 투표이야기를 하시니 민망하네요.
부족한 글 읽고 그리 말씀해주시니 감사합니다.

쿨짹님, 이플 축하드려요. 작년 봄에 찍은 사진이에요.^^
Commented by kwangma at 2005/11/10 05:02
이제서야 봤네요. 그렇군요. 여기에 쓰시려고 그때 사진 투표를 하셨었군요.
Commented by airen at 2005/11/12 02:03
네, 그랬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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