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거 lunamoth
누군가가 쓴 한 문장을 기억합니다. “창이 없는 이 방에서 컴퓨터는 내 창이다. 거기에서 빛이 나오고 소리가 들려오고 음악이 나온다. 그곳으로 세상을 엿보고 세상도 그 창으로 내 삶을 훔쳐본다.” 그리고 이제 그 문장에서 컴퓨터를 지우고 블로그를 넣어 봅니다. 그 역시도 꽤 잘 들어맞는 기성복 같은 느낌입니다. RSS도 트랙백도 낯선 시절, 포럼형 게시판처럼 블로그도 대중화 되지 않으리라던 자신만만한 예상은 그 몇 년 새 깨져버렸습니다. 그리고 어느새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늘어난 RSS 리더의 블로그들이 묘한 비소를 짓고있는 것만 같습니다.
오래전에 개인 홈페이지를 만들어 봤던 분이라면 기억하실 겁니다. 아기자기 하게 꾸며나가던 재미를, 게시판에서 방명록으로 방명록에서 메일로 신기하리만치 이어지는 인연의 고리를, 그로인한 앎과 나눔의 유희 또한. 블로그 또한 그다지 다를 것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더할 나위 없이 편리한 갱신과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문턱 낮은 접속의 창으로 어느 샌가 홈페이지 앞에 자리 잡기 시작했고요. 그렇게 해서 저의 “홈 페이지”는 홈페이지가 아닌 블로그로 바뀌어 간 것 같습니다.
이곳에 블로그가 있습니다. 허명과 허영에 현혹돼 빠져버린 이라 할지라도.색다른 시작에 매료되고 새로운 소통의 가능성에 환호합니다. 그리고 글을 씁니다. 내보이기에 대한 염려 속에도 기억의 불멸을 꾀하기 위한 기록들과 일상의 자취들이 오롯이 숨을 쉬고 있을 테지요. 그리고 그 글마다 하나둘 말을 건내옵니다.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때론 블로그의 영향력이, 그 파장이 조금씩 늘어난다는 것을 간혹 가다 체감 하게 됩니다. 리퍼러 통계를 볼 때나, 스크랩 된 글을 마주치게 되거나, 지나치다 언급되어 있는 닉네임을 보게 됐을 때 말이죠. 어느새 부담감으로 작용하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교류가 이어지고 어떤 부분에 대해서 동감을 표시하며 부연해서 정보를 전해준다는 것이 남달리 따스하게 느껴짐은 분명합니다. 누군가에게 생각의 단초를 마련해 준다거나 정보와 공감대를 나눈다거나 하는 것이 바로 블로그의 매력인 것만은 자명할 테고요. 때론 어떤 순간에는 온라인 속에서 깃드는 온기를 또 오프라인으로 이어지는 인연의 끈을 느끼기도 할 것입니다.
블로그란 도구로 인해 삶의 방식과 태도, 그리고 어느 것과 맞닥뜨렸을 때 밀것인가 두드릴 것인가에 대한 생각도 많아 진 것 같습니다. 몇 년 전 엔트리를 보며, 과거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간 나를 또 다시 볼 수 있게 되기를 바라며 계속해서 블로깅을 하려 합니다. 여러분들도 오래도록 계속해서 하나의 삶의 자취가 묻어 나오는 블로그를 유지시켜 나가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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