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천히 그리고 오래 날기를 꿈꾸는 직장인
우리는 왜 블로그를 할까요?
블로그, 이것은 도구이며 혹은 사람들이 모여드는 공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블로그 자체가 목적이 될 수는 없겠지요. 그 목적을 한마디로 말하자면, 어딘가의 누군가와 '연결(connect)' 되기를 바라는 것일 겁니다. 마치 외계인이 있다고 믿고, 그들의 신호를 잡기 위해 지구 밖에서 날아오는 전파를 분석하는 것처럼...
그런데 단지 연결되는 것만이 우리의 바램은 아니겠지요. 서로에게 '익숙해져 가며', '서로를 길들이는 것'. 생떽쥐 베리가 '어린 왕자'에서 여우의 입을 빌어 말했던 그것처럼 오프라인에서 넘쳐나는 대화를 이 곳 가상의 공간에서 이어가기를 바라는 것입니다. 혹은 오프라인에서 할 수 없는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곳이겠지요.
블로그와 다른 인터넷 매체의 차이점은 단 한사람을 위한 공간이면서도, 완전히 개방된 공간이라는 것입니다. 블로그에서 사람을 알게 되는 것은 어쩌면 세상에 어떤 만남보다 쉬운 건지도 모릅니다. 이곳에는 대문도 없고, 빗장도 없고, 나가라고 떠미는 사람도 없습니다. 그냥 아무 집에나 들어가서 그 사람이 사는 모습을 둘러보고 맘에 들면, 느낌이나 의견이나 한 두마디 건네고 오면 되는 것이지요. 서로 부끄러워 하지도 않고, 일상에서는 보이지 못할 속내를 많이 드러내고 사는 공간입니다. 그래서 참 좋은 곳이지요.
하지만, 이 곳 역시 사람이 사는 곳. 말을 건네도 사람들이 대꾸를 안하기도 합니다. 메신저 아이디를 공개해둔 사람이 있길래 친구 등록을 해도 별로 대화가 이루어지지 않을 때도 많습니다. 휴대폰 번호까지 알게 돼, 안부 문자를 보내도 답변이 없을 때도 있습니다.
한숨만 나오기도 하고, 나 혼자 바보처럼 남의 집 앞에서 서성이는 건지 아닌지 힘들어지기도 하지요. 그냥 못내 아쉬워 하면서 발길을 돌리는 경우마처 있기도 합니다. 돌아서기 전에, 다시 생각해 보도록 합시다. 아무리 문을 열고, 아무나 맞이할 뜻이 있다고 한들 주인이 찾아오는 모든 이에게 인사하고 말을 건네고 친해져야할 의무는 없지 않습니까? 나는 그저 그 집을 방문하는 수많은 손님 중에 하나일 뿐인데, 그런 관심을 대뜸 요구하는 것도 실례가 될지 모르는 것이지요.
자주 찾아가고, 덧글을 남기고 말을 걸어봅시다. 관심을 보이면 내게도 눈길을 주겠지요... 어차피 가장 좋은 인연들은 대부분 오래 시간이 걸리니 말입니다. 뭐.. 그래도 관심없어 한다면, 또 다른 이가 어디 있겠지요. 돌아봐 주기를 바라는 이가 어쩌면 내 등 위에서 나를 찾고 있을지도 모르지 않을까요? 그저 한 곳만을 본다면 영원히 못 보게 될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가급적 블로그에 올려지는 글 자체보다, 그것을 쓰는 사람을 이해하려고 애쓰기를 부탁드려 봅니다. 블로거들은 왜 글을 올릴까요? 누군가의 공감을 얻기 위한 것 아니겠습니까. 글 자체에 대한 공감이라기 보다는 글을 쓰는 이 자신을 이해해 달라는 거겠죠. 블로그 포스팅의 옳고 그름을 따지는 일보다, '왜 이런 글을 올렸을까?',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하고 바라봅니다.
블로그를 읽다보면 기분이 나빠지는 글도 보게 됩니다. 왜 그런 글을 올리냐고 한마디하고 싶을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힘내라고, 웃으라고, 즐거운 일만 생각하라고 말한다면... 당신은 좋은 사람이 아닐런지도 모릅니다. 힘겨운 일들을 억지로 잊는다는게 가능할까요? 이겨낼만한 일이라면 약한 모습을 보이겠습니까...? 그가 바라는 것은 기대어 울 수 있는 어깨와 자신의 처지를 들어줄 마음 아닐런지... 무거운 짐을 지며 길을 걷는 이에게 힘내라고 박수를 치는 매정한 짓은 하지 맙시다. 그렇다고 나누어지려고도 하지 맙시다. 어차피 삶은 각자의 몫이니까.
우리는 과거에 만난 적도 없고, 지금 만나 앞으로 만나지 못하는 사람일지 모릅니다. 우리는 그저 먼 여행을 떠나는 나그네들, 잠시 정거장에서 서로를 존재를 확인하는 것이지요. 우리는 서로를 그리워하며 꿈꿀 뿐이지, 영원히 하나가 될 수는 없는 존재들입니다.
그래도 즐겁게, 이 순간이 행복하게 살아가십시다. 조금 전까지 그대는 무수한 타인이었으나 블로그를 통해 만나 이제 인연이 되었으니까요. 타인이었으나 인연이 되어진 사람들 모두 소중합니다.
나는 그대를 알았고, 그대는 나를 찾아 주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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